페이지 정보
최고관리자 작성일2026-04-16본문
벤처 시장이 커지면서 벤처캐피탈(VC)은 물론 스타트업에게 법률 자문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자금 조달, 투자 계약, 인수합병(M&A), 구조조정 등 VC와 스타트업을 둘러싼 법률 이슈도 다양해졌기 때문이다. 더벨은 이러한 변화의 최전선에서 법률 자문이라는 이름으로 벤처 생태계를 자문해 온 핵심인력들을 조명해본다.
이 기사는 2026년 04월 15일 07:00에 무료로 공개된 기사입니다.
대형 인수합병(M&A) 딜을 수행해 온 변호사가 벤처캐피탈(VC)과 스타트업 생태계 전반으로 활동 영역을 넓히며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조정희 법무법인 디코드 대표 변호사(사진)는 단순 계약 자문을 넘어 기업의 사업모델과 기술까지 이해하는 비즈니스형 법률가로서 역할을 확대하고 있다.
조 변호사는 글로벌 보험사 인수 딜, 아시아나항공 매각 등 굵직한 거래를 통해 기업 분석 경험을 축적한 뒤 카카오벤처스와의 인연을 계기로 스타트업 자문 시장에 본격 진입했다. 이후 두나무, 왓챠, IoT 기업 고퀄 등 다양한 기업의 성장 과정에 관여하며 VC 생태계 내에서 입지를 넓혔다.
특히 블록체인과 인공지능(AI) 등 신기술 영역까지 직접 이해하며 창업자와 같은 언어로 소통하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그는 “법률 자문은 결국 사업을 이해하는 일”이라며 “기업이 어떻게 돈을 벌고 어떤 구조로 돌아가는지를 모르면 제대로 된 조언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성장 스토리: M&A 변호사에서 스타트업 전문 법무법인 대표로
조 변호사는 고려대학교 법대를 졸업하고 41회 사법시험을 거쳐 법조계에 입문했다. 고려대학교 법과대학원 행정법 석사과정을 수료하고 2005년부터 변호사 생활을 시작했다. 초기 커리어는 세종 출신 파트너들이 설립한 부티크 로펌 에버그린에서 쌓았다.
에버그린 시절 경험한 대형 글로벌 딜은 이후 커리어의 방향을 결정지은 계기로 평가된다. 글로벌 보험사가 국내 생명보험사 인수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법률 실사를 맡으며 기업을 외부 시각에서 해부하는 경험을 처음 접했다. 당시에는 현재처럼 연결된 보안이 보편화되지 않아 호텔에 별도의 공간을 마련하고 수개월간 합숙 형태로 실사를 진행해야 했다.그는 “회사의 모든 문서를 직접 들여다보면서 내부 관리 수준, 지배구조, 법적 리스크를 한꺼번에 파악할 수 있었다”며 “겉으로 보이는 기업 이미지와 실제 내부 상태가 얼마나 다른지를 체감한 순간이었다”고 회상했다.
이후 미국 컬럼비아 로스쿨 유학을 거쳐 법무법인 세종으로 합류하면서 M&A 전문 변호사로 자리 잡았다. 세종에서는 아시아나항공 매각 등 대형 구조조정 딜에도 참여했다. 이 과정에서 단순 매각이 아닌 기업의 구조 분석이 핵심이라는 점을 체득했다.
특히 아시아나항공 딜에서는 그룹 계열사 전반을 실사하며 자금 흐름과 내부 거래 구조를 정밀하게 분석했다. 그는 “기업 하나만 보면 보이지 않던 문제가 지배구조 전체를 보면 드러난다”며 “기업은 개별 실체가 아니라 그룹 단위로 이해해야 한다는 것을 배웠다”고 설명했다.
스타트업 자문으로의 확장은 우연한 계기에서 시작됐다. 초기 스타트업 위시링크를 돕는 과정에서 위시링크의 투자사였던 카카오벤처스를 소개받아 하우스의 자문 변호사로 참여하게 됐다. 인연을 계기로 관련 분야에 관심을 가지게 된 그는 2021년 법무법인 디코드를 설립하며 스타트업과 VC, M&A를 전문으로 하는 변호사로 거듭나게 됐다.
◇자문 철학 및 스타일: 비즈니스를 이해하는 변호사
조 변호사의 자문 철학은 명확하다. 핵심은 비즈니스 이해다. 그는 “계약서만 보는 자문은 의미가 없다”며 “회사의 사업 구조, 수익 모델, 산업 특성을 이해해야 리스크도 제대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법률 실사 과정에서도 단순 법적 문제뿐 아니라 기업의 운영 방식과 내부관리 수준까지 함께 분석하는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투자 과정에서의 역할도 단순 검토를 넘어선다. 투자 전에는 조건선행(CP)을 통해 지배구조 개선, 내부 규정 정비 등을 요구하고 투자 이후에는 사후 확약을 통해 기업이 이를 이행하도록 만든다. 그는 “좋은 투자자가 들어오면 회사는 강제로라도 정리된다”며 “VC 투자는 자금 공급이 아니라 기업 체질 개선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기술 이해를 기반으로 한 자문도 특징이다. 그는 블록체인, AI 등 기술을 직접 사용하고 학습하며 창업자들과의 소통 수준을 끌어올렸다. 기술을 직접 개발하는 수준은 아니지만 최소한 기술자들과 대화가 가능한 수준까지는 이해하려 공부한다는 설명이다.
가상자산 분야에서는 2016년부터 자문을 시작해 관련 입법 검토에도 참여했다.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 출범 과정에서도 법률 자문을 맡았다 그는 “가상자산은 규제 대상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성장 산업”이라며 “규제와 산업 발전을 함께 고려한 법 체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블록체인 기술에 대해서는 투기 자산이 아니라 인프라 기술이라는 관점을 분명히 했다. 조 변호사는 모바일 신분증 등 사례를 들며 “사용자는 인식하지 못하지만 이미 블록체인이 생활 속에서 작동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트랙레코드: 카카오벤처스 자문…두나무, 왓챠 등
조정희 변호사는 카카오벤처스 자문 변호사로서 관련한 다양한 역할을 맡고 있다. 과거 카카오벤처스의 포트폴리오 기업이었던 두나무가 2017년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 개설을 위해 글로벌 거래소 비트렉스와 제휴를 맺으려 했을 때 법률 자문을 제공하기도 했다.
초기에는 투자자문사 설립과 규제 대응을 지원했고 이후 비대면 투자 규제 문제 해결 과정에도 관여했다. 당시 비대면 투자자문이 법적으로 제한돼 있었던 만큼 금융당국과의 협의를 통해 제도 개선을 시도하기도 했다.
이후 두나무가 가상자산 거래소로 사업을 전환하면서 관련 법률 구조 설계에도 참여했다. 그는 “당시에는 지금처럼 시장이 형성되지 않았던 시기라 하나하나 제도를 만들어가는 과정이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콘텐츠 플랫폼 왓챠의 ICO(콘텐츠 프로토콜) 프로젝트에도 참여해 싱가포르 법인을 통한 구조 설계를 지원했다. IoT 기업 고퀄은 초기 단계부터 자문을 제공해 LG전자 등 전략적 투자자(SI) 유치 과정에도 관여했다.
현재는 코스닥 상장사 라온시큐어의 사외이사로 활동하며 모바일 신분증 사업에도 참여하고 있다. 해당 사업은 블록체인 기반 인증 기술을 활용해 위변조를 방지하는 국가 단위 인프라 프로젝트로 평가된다.
그의 트랙레코드는 개별 기업 중심이 아닌 VC와 포트폴리오, 후속 투자로 이어지는 네트워크 구조가 특징이다. 그는 “하나의 기업을 도우면 그 기업의 투자사와 다른 포트폴리오로 자연스럽게 확장된다”며 “스타트업 생태계에서는 관계가 곧 자산”이라고 말했다.

◇향후 계획: AI와 신기술에 주목…문제를 해결하는 파트너로
조 변호사는 앞으로도 스타트업과 신기술 분야 중심의 자문을 지속할 계획이다. 특히 AI와 블록체인 등 기술 기반 산업에서 법률의 역할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그는 “AI 시대에는 오히려 인문학적 이해가 더 중요해질 것”이라며 “기술을 이해하면서도 그 의미를 해석할 수 있는 역량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법률가 역시 단순 규제 해석을 넘어 산업 구조를 이해하는 역할로 확장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또한 블록체인 기반 인증 시스템, 디지털 신분증 등 인프라 영역의 성장에도 주목하고 있다. 그는 “현재의 인증 구조는 중장기적으로 변화가 불가피하다”며 “기술이 보이지 않는 인프라로 작동하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궁극적으로는 스타트업 생태계에서 문제를 해결하는 파트너로 자리매김하는 것이 목표다. 그는 “초기기업은 돈보다 방향이 더 중요한 경우가 많다”며 “사업 모델과 구조를 함께 고민해주는 조력자가 되고 싶다”고 밝혔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