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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는 대학을 어떻게 바꾸고 있을까…지식의 개념도 바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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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관리자 작성일2025-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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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균관대‧서울대 공동 ‘AI in Higher Education’컨퍼런스 개최
​​​​​​​|고려대, ‘AI와 인간, 사회·산업을 연결하는 고려대의 지성’ 주최


AI시대는 어떤 인재를 원할까. 손해인 업스테이지 교육부문장은 새로운 변화가 휘몰아치는 테크 영역에서 가장 중요한 건 “변화의 파도를 잘 타는 사람”이라고 했다. 거스를 수 없는 미래가 된 AI시대, AI 기술은 지금 어디까지 왔고, 우리는 무엇을 준비해야 하며, 앞으로 우리가 살아갈 모습은 어떤 모습일까. 대세라는 걸 증명이라도 하듯이 지난 12일 같은 날 두 대학에서 AI 관련 포럼이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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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균관대(총장 유지범) 교수학습혁신센터와 서울대 학습과학연구소는 12일 성균관대 인문사회캠퍼스 600주년기념관 조병두홀에서 ‘Lead with AI – 대학의 새로운 역할과 실천전략’을 주제로 ‘2025 AI in Higher Education’ 컨퍼런스를 개최했다. 사진=성균관대



성균관대(총장 유지범) 교수학습혁신센터와 서울대 학습과학연구소는 12일 성균관대 인문사회캠퍼스 600주년기념관 조병두홀에서 ‘Lead with AI – 대학의 새로운 역할과 실천전략’을 주제로 ‘2025 AI in Higher Education’ 컨퍼런스를 개최했다.

유지범 성균관대 총장은 “이제 대학은 AI를 단순히 활용하는 수준을 넘어 AI시대를 선도할 리더를 길러내야 하는 시대적 소명을 안고 있다”며 “오늘 이 자리는 이러한 변화의 흐름을 함께 살펴보고 대학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고 밝혔다.

고려대(총장 김동원)도 ‘AI와 인간, 사회·산업을 연결하는 고려대학교의 지성’을 주제로 12일 고려대 백주년기념관 국제회의실에서 ‘2025 KU AI 포럼’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임문영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 상근부위원장은 “학력은 지식이 아니다”라며 “지식은 과학을 기반으로 해야 하고, 앞으로 인문학도 과학적 지식과 소양이 필요하다”며 AI 시대에 필요한 지식에 대해 강조했다.

이어 새로운 지식인을 정의하며, 삼성전자에서 근무하다가 백혈병에 걸린 딸을 위해 관련 지식을 습득하고 대법원 판결까지 이끌어 낸 황병기 씨와 마스크 지도 앱을 개발한 대만의 오드리 탕을 지목했다.

AI가 바꾼 대학…“일당백 수업이 됐다”

김홍기 서울대 빅데이터 혁신융합대학사업단장은 산업혁명 시대에 소수 특권층 교육을 담당했던 대학이 교육 보편화와 디지털 기술 통합을 거쳐 지금은 AI와 빅데이터 기반, 데이터 중심·역량 기반 교육을 맞이했다고 진단했다. 그는 앞으로의 대학은 ‘다양성’이 핵심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전공·지역·젠더 등 인재의 다양성을 확보하고, 혁신적 분산·공유형 대학 모델(Distributed University)을 구축하는 게 과제이다.

이미 대학 수업에서는 AI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박준영 성균관대 교수(물리학과)는 학생들에게 AI를 적용한 과제를 내줬는데, 학생들은 단순히 AI에 ‘문제를 풀어달라’고 하고 과제로 제출했다는 일화를 소개했다. 박 교수는 이후 AI에 과제를 묻기 전에 ‘인간의 시간’인 서로 토론하는 시간을 선행하면서 AI 활용도를 높여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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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는 지난 12일 ‘AI와 인간, 사회·산업을 연결하는 고려대의 지성’ 을 주제로 고려대 백주년기념관 국제회의실에서 ‘2025 KU AI 포럼’을 열었다. 사진=고려대



박 교수는 “기존에는 교수가 학생에게 지식을 전달하는 입장이었다면, 이제는 AI한테 플립 러닝(학생이 미리 강의 영상·자료로 이론을 학습하고 교실에서는 토론·문제 해결·프로젝트 같은 심화 활동을 하는 학습법)을 하고 수업 시간에 교수와 학생, 학생과 학생 간의 상호작용을 하는 시간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기존에 한 학기 프로젝트로 했던 수업 분량을 이제는 매주 과제로 내줄 수 있고, 매주 과제로 내줬던 것은 수업 시간에 가벼운 퀴즈를 내거나 라이브 시연을 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과제 처리 속도가 100배가 빨라져 일당백 수업이 됐다”고 말했다.

양유수 성균관대 교수(융합생명공학과)도 AI 기술을 접목한 생명공학 수업 사례를 발표했다. 그는 ‘세포를 원하는 상태로 만드는 리프로그래밍 과정을 AI를 통해 더 빠르고 정확하게 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중심으로, 실제 수업에 오픈소스 기반 AI 툴을 도입하고 학생들이 직접 가상의 실험을 설계한 프로젝트 기반 교육 사례를 공유했다.

하지만 유용하다고 해서 생명공학도가 AI기술을 직접 개발해야 하는지는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AI는 세포리프로그래밍 등에 유용한 기술이지만 직접 개발하는 것보다는 ‘도구’로 접근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양 교수는 “생명공학도에겐 ‘문제정의와 해석’하는 능력이 더 중요하다”며 “해당 수업은 AI를 언제, 왜,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를 중심으로 수업을 설계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러한 교과목 설계를 통해 교수자의 역할은 지식 전달자에서 비판적 사고와 창의적 연결을 길러주는 멘토의 역할을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한 AI가 제공하는 가설‧정보를 비판적 평가를 바탕으로 검증하고, 해석·적용하는 능력을 강조했다. 생명과학자-공학자-데이터과학자의 협업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조영환 서울대 학습과학연구소장은 박준영 교수와 양유수 교수와 같이 수업에 AI를 접목한 교수 10명과 대학생 9명을 심층 면담한 연구 자료를 발표했다. 대학 교육에서 생성형 AI는 정보 검색과 토론 촉진, 문제 해결 등에 활용됐고, 학생들에게 학업 스트레스와 불안을 완화하고 자신감을 회복하는 데 도움을 줬다고 밝혔다.

하지만 허위정보와 부정확한 개념, 생성형 AI가 사실이 아닌 내용을 그럴듯하게 만들어내는 환각 현상 등의 문제로 완전히 신뢰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또한 학생의 능력에 따라 AI를 충분히 활용하지 못하거나 피로도가 증가하고, 학생이 AI에 의존해 학습에 대한 주도권을 상실할 수 있다는 점을 언급했다.

조 교수는 “인간과 AI가 서로 협력하는 대학교육 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며 “AI시대 대학교육 혁신을 위한 모두를 위한 포용적인 AI 교육, 교수자와 학습자의 AI 역량 강화, AI와 교육이 공진화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과학계뿐만 아니라 인문학자도 AI를 하나의 ‘도구’로 인식한다고 밝혔다. 고려대 ‘2025 KU AI 포럼’에서 정유진 고려대 교수(언어학과)는 AX(인공지능 전환)시대의 인문학 과제를 화두로 던지며 “AI는 빠른 답은 가능하지만, 본질적인 질문에는 무력하다”며 “해석, 가치, 질문은 인간의 몫”이라고 발표했다. 즉, AI는 속도의 도구이고 인간은 공유와 해석의 존재라고 정의했다.

정 교수는 디지털인문학의 새로운 흐름을 제시하면서 인문‧사회과학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점검했다. 온라인 수업인 ‘Understanding Shakespeare’에서는 셰익스피어 텍스트와 학술 논문을 하이퍼링크로 연결하고, 특정 단어나 장면을 검색하면 관련 연구 네트워크를 즉시 탐색 가능하다. 이를 통해 텍스트와 해석의 다층적 연결 구조를 알 수 있다. 인문사회 영역은 데이터의 해석‧주도권 상실 위험이 있어 인문사회학이 AI를 도구로 쓰려면 자체 데이터 구축 역량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법원과 병원으로 간 AI…해외 로스쿨의 시도

교육뿐만 아니라 산업계 전반에도 AI는 이미 깊숙이 들어와 있다. 조정희 법무법인 디코드 대표변호사는 고려대 ‘2025 KU AI 포럼’에서 2025년 기준으로 법률 업계 AI 도입률이 82%라며 2023년 39%에 대비해 급격한 증가율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79%의 변호사가 AI를 적극적으로 사용 중이며, 루틴 업무 시간의 70%를 감소하는 효과를 가져왔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로 인해 신입 변호사는 위기를 겪고 있다는 진단이다. 2024년 신입 변호사 채용이 20% 감소하고 경력 변호사 채용(래터럴 하이어링)은 35% 증가했다고 밝혔다. 업계에선 많은 경험을 가진 법조인을 요구하지만 AI로 인한 단순 업무가 감소하다 보니 실무 경험을 축적할 기회가 70% 감소했다고 분석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해외 로스쿨은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하버드 로스쿨은 테크 업계 진출 예정인 학생을 위한 고급 과정(Agentic AI and the Law)을 개설하고, 컬럼비아대는 데이터사이언스연구소 주도로 AI 교육(Columbia AI Initiative)을 진행하고 있다.

조 변호사는 글로벌 벤치마킹을 한국 사회에 접목하는 방법으로 단계적 AI 통합, 멘토링 혁신 등을 제시했다. 기초를 이해하고 실무에 활용한 후 윤리적 판단의 체계적 학습 과정을 거치고, 로스쿨‧로펌‧테크 기업의 삼각 협력 모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통적 도제식 교육에서 AI 지원 하이브리드 모델로 진화하는 게 필요하고, 국경을 넘나드는 법무 서비스에 대한 준비도 해야하다고 조언했다.

의료분야는 AI 융합연구가 가장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는 분야 중 하나다. 이상헌 고려대 의과학 정보단장(재활의학과)은 이미 임상현장에서 다양한 의료 인공지능이 개발돼 실증 중이라며 AI 항생제 어드바이저, AI 골연령 진단시스템, 응급실 환자 자동분류 시스템 등을 제시했다.

이상헌 교수는 고려대의료원이 ‘클라우드 정밀의료 병원정보시스템’(PHIS) 기반으로 만든 ‘세컨드 닥터 솔루션’을 소개했다. 암 수술 후 빠른 회복과 삶의 질 향상이 필요한 환자와 보호자를 위해 의료진과 건강관리 임상 전문가가 함께 개발한 개인 맞춤형 건강관리 솔루션이다. 운동관리, 혈당관리, 식사관리, 혈압관리 등이 이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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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는 AI 인재 양성과 관련해 100억 원인 2025년 예산을 내년에는 1천250억 원까지 증액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진=고려대
 


​​​​​​​인문학자의 속내는 복잡하다

대체로 AI를 적극적으로 산업과 학문에 적용하고 있지만, AI를 바라보는 인문학자들의 속내는 복잡하다. 고려대 ‘2025 KU AI 포럼’에서 이승은 고려대 교수(국문과)는 “오늘 발표에 각계에서 AI로 인해 어려운 부분을 말씀하셨는데 우리는 그런 어려움을 겪어온 지 이미 너무 오래됐다”며 또한 “매우 모순적인 게 AI를 발전시키고 활용해서 생산성과 효율이 높아지고 있지만, 동시에 인간은 점점 소외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인공지능이 우리 삶을 더 나아지게 만드는지, 더 힘들게 하는지 성찰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고 말했다. “인간과 기술은 다분히 재귀적인 관계라서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존재라고 생각한다. 굉장히 효율과 생산성을 추구하면서 그것들에 대한 어떤 폭발적인 발전이 일어나는 것처럼 보이는데, 사실 인간이 정말 그런 효율성과 경제성만을 추구하는 존재인가라는 것도 한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KBS ‘더보다’ 프로그램에서 ‘일 돕는 AI, 일 뺏는 AI’를 취재한 이광열 기자도 “오늘 장밋빛 청사진 같은 얘기를 많이 하는데, 그렇게 된 세상이 과연 모두에게 행복할 것인가라는 고민이 많이 들었다”며 “일을 잘하는 사람이 AI를 훨씬 더 잘 쓸 것이고, 결국 AI가 사람 간의 차이를 더 크게 만들고, 사회적 불평등이 더 심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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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문영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 상근부위원장은 “정부는 AI를 대한민국을 재도약할 수 있는 지렛대라고 생각한다”며 “위원회는 중국과 미국의 패권 경쟁 속에서 AI 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는 12가지 분야의 AI 액션플랜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진=고려대



AI시대의 인재 전쟁

AI시대가 가져올 미래를 섣불리 낙관하거나 비관할 수는 없지만, AI가 없는 미래는 상상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가고 있다. 정부는 이에 발맞춰 ‘3대 AI 강국’이라는 목표를 제시하고 AI 경쟁에서 선두권으로 가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임문영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 상근부위원장은 “정부는 AI를 대한민국을 재도약할 수 있는 지렛대라고 생각한다”며 “위원회는 중국과 미국의 패권 경쟁 속에서 AI 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는 12가지 분야의 AI 액션플랜을 준비하고 있다. 대통령께 11월까지 만들어서 보고하겠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AI 추진 방향을 AI혁신 생태계 조성, 범국가 AI기반 대전환, 글로벌 AI 기본사회 기여로 설정하고, 산업 AX(인공지능 전환), 공공 AX, 지역 AX를 기반으로 대한민국을 AI기반 문화강국과 국방강국을 만드는 게 최종 목표이다.

AI 강국으로 가기 위해 가장 중요한 건 역시나 인간, ‘인재’이다. 임문영 부위원장은 역사를 움직이는 3가지 힘은 ‘권력, 민중, 지식’이라며, 연을 날려서 번개가 전기를 방전한다는 걸 밝혀낸 벤저민 프랭클린과 무모한 도전으로 비행기 발명에 성공한 라이트 형제와 같은 인재가 앞으로 필요하다고 밝혔다.

아마존과 AMD가 투자에 참여한 AI 스타트업 ‘업스테이지’의 손해인 교육부문장은 “AI 시대 교육은 연구자 양성 중심에서 벗어나, 산업 현장의 실제 수요를 충족하는 융합형 AI 활용 인재를 길러야 한다”며 “이를 위해 산업 수요 기반 역량 설계, AI 기반 맞춤형 학습 혁신, 교사와 학습자를 지원하는 AI 시스템 도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AI 인재양성, 올해 100억→내년 1,250억으로

AI로 인해 ‘교육’ 분야도 대대적인 변화를 맞이하며 발걸음이 분주해졌다. 이주희 교육부 인재정책기획관은 “교육부는 인재 양성의 주무부처로 최고급 인재 확보뿐만 아니라 양성하는 기능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아직 키오스크 조작도 어려워하는 분이 많다”며 “AI 리터러시를 함양해서 AI로 인한 격차를 해소하고 다층적으로 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정책을 추진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그는 밝혔다.

교육부는 AI 인재 양성과 관련해 100억 원인 2025년 예산을 내년에는 1천250억 원까지 증액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내년부터는 본격적으로 각 대학에 AI 교육 저변 확대를 위한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며, 산업 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부트캠프도 진행하고 있다. 지역거점대를 중심으로 지역 특화 산업과 AI 산업을 결부해 지역 산업 발전의 허브를 만드는 ‘AI 거점 대학 사업’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임효진 기자 editor@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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